생각나눔/생각조각모음

예쁘다.

세리 2022. 5.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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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맑은 하늘이 예쁘다.
해 질 녘 붉은 노을이 예쁘다.
팔랑거리며 날갯짓을 하는 나비가 예쁘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뭇잎이 예쁘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예쁘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여유롭게 식빵 굽는 고양이가 예쁘다.
계절마다 피워지는 꽃들이 예쁘다.
향기로운 꽃내음에 취해있는 강아지가 예쁘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말갛게 웃는 아이가 예쁘다.
신나게 뛰어노는 강아지들의 몸짓이 예쁘다.
더운 날에도 손을 뗄 수 없다는 듯 꿋꿋하게 잡은 두 손이 예쁘다.
약속 장소에서 서서 나를 바라보는 너의 미소가 예쁘다.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듯 입을 삐쭉 내밀고 뾰로통하게 있는 너의 모습이 예쁘다.
세상이 온통 나로 이루어져 있는 듯 나의 주변을 뱅뱅 돌며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가 예쁘다.
비 내리는 하늘, 세상을 적시는 그 빗방울이 예쁘다.
더운 여룸, 땀을 식히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는 네가 예쁘다.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그 얼굴이 예쁘다.
예쁜 것이 어디 사람만 있으랴,
나를 둘러싼 자연도, 사람도, 그 어떤 숨결도 느껴지지 않는 이 도시의 풍경까지도 그저 예쁘다.

 

2.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

누군가의 눈에 꼭 예쁠 필요는 없다.

내 존재를 증명하는 것에 예쁨은 필수적이지 않다.

예쁘지 않아도 나는 존재하고 내 존재의 증명을 누군가에게 할 필요는 없다.

예쁘든 예쁘지 않든 나는 살아있고 이곳에 존재한다.

나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평가받을 필요는 없다.

평가 따위 받지 않아도 나는 잘 살고 있으므로 남의 말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나는 오늘도 앞으로도 예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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