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0 : 27~40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육성으로 '쪼잔하고 치사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든 예수님의 허점 하나 잡아보겠다고 이것저것 되도 않는 질문을 하면서 꼬투리 잡으려는 모습이 정말 꼴 보기가 싫다.
어쩌면 사람이 저렇게까지 추잡스럽고 쪼잔하고 치사할까
예수님이 인정이 안되고 싫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되지 굳이 찾아가서 시비 걸듯이 질문하고 또 대답을 너무 잘하니까 할 말 없어서 깨갱하는 모습이 참 별로다.
사람들은 나와 다름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 같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고 어떻게 해서든 그 사람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서 자신이 옳다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내보이고 싶나 보다.
예수님이란 존재가 거슬릴 수 있고 싫을 수도 있고 다 그럴 수 있는데 그러면 그냥 남이라 생각하고 신경을 끄면 될 것을 굳이 찾아가서 이렇게 일대다수로 자꾸 붙는 모습이 참 별로다.
하나님의 진리란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부활, 지옥, 천국, 사단, 천사 등 우리가 쉽게 믿기 어려운 존재들로 구성되어 있는 하늘나라에 대해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참 많다.
예수를 믿으면 된다, 하나님을 구주로 섬기면 된다, 믿음 하나면 된다라는 말이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그 말 한마디 내뱉는 거야 쉽지만 그 말속에 있는 수많은 의미와 진리와 주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은 너무 어렵다.
예수님이 살았던 시대를 내가 살았다면 나는 과연 어느 쪽에 속했을까
나도 사두개인처럼 꼬투리를 잡으며 예수님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아니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서 그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진리를 알고자 했을까
그것도 아니면 예수라는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가질 뿐 신경 쓰지 않고 내 삶을 그냥 살았을까
어떤 삶을 살았는지 지금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내가 욕하고 싫어하고 어이없어하는 성경 속 인물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이렇게 씹어대는 성경 속 인물 중 하나가 나일지도 모른다.
하나님에게, 예수님에게, 성령님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해대면서 내가 옳다고 우기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나의 유익을 위해서 하나님에게 울고불고 매달리고 싸우고 헛고생을 나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래서 저들의 모습이 꼴 보기 싫고 별로라고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성경을 읽으면서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점점 더 심도 있게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성경 속 인물들처럼 예수님의 참된 제자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말과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진리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이라는 질문이 내 머리에 둥둥 떠다닌다.
하나님은 그저 단순히 나를 믿으라라고 말씀하시지만 때로는 그 단순함이 나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머리로도 알겠고 마음으로도 알겠는 그런 수준의 믿음을 갖고 싶다.
믿음이란 것을 말로 설명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겠지만 적어도 성령 안에서 이해하고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싶다.
정말 하나님의 진리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는 그런 길을 걸어가고 싶다.
이것도 내 욕심이겠지만 이런 욕심이라면 하나님도 기꺼이 들어주지 않을까?
큐티를 하면 할수록 내 안의 부족함이 자꾸만 드러난다.
잘난 것 하나 없는 내가 세상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건 내가 완벽해서도 아니고 잘나서도 아니다.
그저 하나님이 나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준에서 나는 정말 멍청하고 바보 같은 사람일지라도 나의 기둥인 하나님이 날 잘 받치고만 있는다면 괜찮다.
사람마다 때가 다르듯 하나님의 때에 나는 분명 쓰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잘 갈린 칼이 되고 싶다.
무디고 또 무뎌진 칼을 방치한 채 써야 할 때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갈리고 날이 바짝 선 칼이 되어서 하나님이 휘두르는 그때 그곳에서 쓰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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