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2 : 22~34
오늘은 성경구절보다 그 위에 써있는 소제목에 더 마음이 끌린다.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라'
내 삶을 하나님께 맡기고 내 기준을 하나님에게 맞추겠다고 다짐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고 하나님을 믿고 정말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새로운 일에 뛰어들기도 했다.
해야할 일은 많고 거둬들이는 것은 없는 상태가 지속되니 나도 모르게 무기력함에 빠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히 얻을 것 없는 일을 하면서도 근자감이 마구 샘솟고 무난하게 매일을 사는 것이 다 은혜인데 내게 부족한 것만을 더 집중적으로 본 것 같다.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있는 나에게 그 욕심을 내려놓으라했고 그것을 내려놓은 채 매일매일을 사니 아쉬움이 내게 컸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삶이 매우 여유롭고 퍽 만족스러운데도 워커홀릭으로 살았던 시간을 자꾸 그리워하게 된다.
내가 책임진 일에 대한 성과를 보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큰 즐거움이었기 때문일거다.
또 일한만큼 주어지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통장에 찍히기 때문인 것도 있을 거다.
이유야 무엇이든 내 능력을 십분발휘해 일을 처리하는 시간들이 즐거웠고 없는 시간을 쪼개 배우고자 하는 것을 얻어가는 그 시간들이 너무 즐거웠다.
내 능력이 아님을 고백하고 하나님이 아니었으면 이룰 수 없는 것임을 고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쌓아온 것들, 내 능력을 활용해 일을 하고 싶었나보다.
기도만 하면 모든게 이뤄지는 삶이 너무 멋진 삶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고 그 시간이 주어진다면 큰 기쁨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주어지고 나니 그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영적싸움과 기다림의 시간이 조금은 버겁기도 하다.
이미 약속받은 말씀이 있음에도 그것을 안고가지 못하고 자꾸 욕심을 내게 된다.
아무것도 근심하지 말라고 하나님께 모든 것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주님께 알겠으니까 빨리 내놓으라고 마치 맡겨둔 것처럼 재촉하고 보채게 된다.
나는 이만큼이나 갖고 싶으니 어서 이 욕심을 채워달라고, 그것도 하나님의 능력이 크시다는 걸 아니까 점점 요구하는 욕심의 수위는 올라가기만 한다.
이제는 인정해야겠다.
이 모든 시간과 상황이 나를 위한 하나님의 일임을 인정해야겠다.
하나님이 세우신 것임을 인정해야겠다.
내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떠밀렸든 자진했든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모두 하나님의 뜻임을 인정해야 겠다.
더욱더 하나님을 좇고 구할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고 찾고 원하고 바랄 것이다.
아직은 부족함이 더 크기에 더 많은 것들을 바꾸고 직면하고 싸우고 버려야겠지만 그래도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하나씩 그렇게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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