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나눔/독서서평

기본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 - 도덕을 위한 철학통조림, 매콤한맛

세리 2022. 2. 10. 11:38
728x90

[도덕을 위한 철학통조림, 매콤한 맛]

김용규 저/이우일 그림, 주니어김영사

 

 

예전에 일할 때 만났던 교수님이 한 분 계신다.

상대방이 누구냐와 상관없이 언제나 깍듯하게 인사하시고 존중해주시는 분이셨다.

그 분과 가끔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가 되면 많은 항상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아는 게 참 많으신데도 겸손하셔서 연륜이라는 게 이런 의미라는 것을 알게 해주신 교수님이시다.

교수님과 대화할때면 많은 것들을 알게 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런 그 분이 새로 나온 책이라며 선물해주신 것이 바로 철학통조림 책이다.

사실 나한테까지 선물할 필요는 없었는데도 챙겨주셔서 참 감사한 기억이 있다.

그 뒤로 일을 그만두고 이 책에 대해서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서재에서 무슨 책을 읽을지 고르던 중에 눈에 띄어서 읽게 되었다.

아빠와 딸이 대화하는 형식의 책인데 책을 읽으면서 마치 교수님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어 즐겁게 읽었다.

 

철학에 대한 내용이지만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쓰여있다.

청소년을 위한 철학 입문서라는 말에 딱 맞는 수준의 내용이어서 1시간도 안되서 술술 다 읽었다.

철학통조림이라는 문구가 커서 그저 철학 책이겠거니 했는데 다 읽고 나니 왜 '도덕을 위한'이 붙었는지 이해가 됐다.

철학자의 이론을 소개하는 책도 아니고 철학에 대해서 잘 알자고 하는 책도 아니다.

그렇다고 철학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상식처럼 여기지는 사람들 사이에 정해진 규칙들에 대해서 왜 그런 상식과 규칙이 있는 세상이 되었는지 그것들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을 한 철학자들은 누구인지,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주제들도 우리의 삶과 아주 밀접한 내용들이다.

약속은 왜 지켜야 하는지, 착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을 방법은 없는지 등 정답을 알려주는 듯하면서도 각 질문에 대한 여러 의견을 보여주면서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이렇게 약속하고 지내게 된 이유에 대해서 알게 해준다.

 

이 책은 철학이 고리타분한 꼰대들의 명언집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과 떼레야 뗄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플랫폼을 통해 자극적인 영상과 콘텐츠들이 넘쳐나면서 점점 기본과 상식이 통하지 않게 되는데 그러한 우리들에게 지금 딱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한번쯤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과 상식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하는 최소한의 규칙들이 왜 탄생하게 됐는지를 알게 해준다.

예를 들어 이타주의에 대한 지금의 보편적인 생각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타주의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어땠는지를 알게 해주고 본인과 같은 생각을 했던 선현들의 이론들을 다 제치고 지금과 같은 기준이 세워지게 된 이유도 알 수 있다.

기본과 상식이 바로 서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나로서는 이런 책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랄 뿐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