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를 처방합니다: 나를 알고 사랑하는 이들을 이해하는 심리 카드 29]
노우유어셀프 저/최인애 역, 마음책방
심리학 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조금은 실망스러운 경우들이 있다.
내가 원하는 건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관한 교양서적인데 인간관계나 삶에 대한 정보들에 심리학을 2% 떨어뜨린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리학 관련 책을 읽으면 사람의 심리를 모두 알 수 있을 것 같고 삶에 필요한 심리학적 지식을 다 알 수 있을 것 같이 포장했지만 막상 열어보면 에이 싶은 경우가 종종있다.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함이라는 이유는 너무 잘 알지만 심리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흥미위주의 단편적이고 얕은 지식보다는 좀 더 심리학이 무엇인지가 들어간 책을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런 책들에 실망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내가 가진 그런 아쉬운 면들을 채워주는 책이었다.
많은 책을 다양하게 읽은 건 아니지만 한번쯤 읽어보라고 심리학 책으로서 사람들에게 추천해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마음책방에서 연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이다.
서평이벤트에 처음 신청해보는 것이였는데 운 좋게도 당첨이 되어서 기쁜 마음에 책을 열어봤다.
그리고 책을 읽어나가면서 기대 이상의 내용에 놀랐다.
이벤트에 당첨된 책이고 후기를 남기기로 약속한 책이기에 칭찬만 한다는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
때문에 서두에 미리 책을 읽고 난 나의 온전한 생각을 작성하는 것임을 밝히고 시작하겠다.
(대가성 서평은 네이버 블로그에 따로 적을 것이기 때문에 이 곳에는 칭찬이 되었든 아쉬운 부분이든 간에 솔직하게 적을 것이다.)
처음 책을 여러 목차를 보면서 든 생각은 꼭 타로카드같다는 생각이었다.
이별, 배신, 성격, 완벽주의자 등과 같은 키워드를 나열하고 그에 맞는 카드 일러스트가 함께 있다.
심리학을 배우다보면 심리학적 이론에 비춰서 모든 이론의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진 완벽한 사람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사람의 어딘가 결핍이 있을 수 있고 과잉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부분들을 이론적으로 잘 설명한다.
또 이론적 설명을 통해서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만약 이 책을 읽는 당신이 그러한 결핍이나 과잉으로 힘들어한다면 이런 방식의 행동을 해보는 게 어떻냐고 처방을 내려준다.
진단과 처방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 어쩌면 가장 심리학적인 서술방법이 아닐까싶다.
심리학은 단순히 사람을 어떤 이론으로 나누고 부족한 자, 풍족한 자, 넘치는 자로 구분 짓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구분되고 나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적응적 인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들을 함께 탐구한다.
이런 내용이 책에 그대로 담겨져 있어서 책을 읽다가 내가 이런 사람인데 그럼 나는 부족하고 별로인가? 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이런 방식을 사용해보라고 권유하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론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잘되어 있고 최신 연구동향이 담겨져 있어서 그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해서 책이 딱딱한 이론서처럼 되어있지도 않고 술술 읽어나갈 수 있게 편안한 어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이 생각보다 꽤 많아서 페이지 수가 약 500페이지 정도 되는데 처음 이 책을 받고 앉아서 한두시간만에 책의 상당부분을 읽어내려갔을 정도로 흥미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싶고, 나의 지금 모습이 적응적인지 부적응적인지를 알아가고 싶다면 또 거기에 더 나아가 그런 내 모습을 변화시키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이 책을 통해 하나 둘씩 점검해보고 실천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을 때 베풂에 대한 이야기가 난 굉장히 와닿았다.
내 주변에 베푸는 삶을 사는 사람들 중에는 그 행위 자체가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 온전히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모습인 경우가 있는데 본인은 베푸는데 왜 이기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는 모습을 본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사람들이 생각나서 이 책을 사서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이기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로만 생각한다.
베푼다는 단어를 들으면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로만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단어를 단순히 긍정적, 부정적으로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음을 알려주고 때에 따라서 긍정적인 행위나 단어들이 부정적인 자신의 모습을 가리거나 드러내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른 적당한 책을 찾기 전까지 심리학 관련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심리학 관련 서적을 추천하기 위한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 이 책은 그것들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기준으로는 먼저 심리학에 대한 오해를 사지 않는 제목과 내용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심리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고 그런 부분을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나는 그것을 지양하는 편이라서 그런 책은 잘 추천하지 않는다.
두번째로는 책이 본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가이다.
남을 이해하고 싶어서, 인간관계에서 저 사람은 왜그러는지 알고 싶어서 심리학 책을 찾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때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
책에 나와있는 내용만을 가지고 섣부르게 판단하고 색안경을 낀 채 사람들을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을 먼저 알아가라고 얘기하는 편인지라 자신을 돌아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이분법적으로 사람을 분리한다거나 너무 확언하는 단어로 이런 건 이래서 그렇다 라고 한다거나 부정적/긍정적 인간상을 나눠서 제시한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를 지양한다.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원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는 있겠지만 심리학이라는 것 자체가 남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 아니기에 그런 책은 피하고 권하지 않는다.
이렇게만 읽어봐도 내가 왜 이 책을 추천하는 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두꺼워서 엄두가 안나는 사람들은 목차를 보면서 흥미를 일으키는, 관심이 가는 부분을 먼저 하나씩 읽어보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모든 내용을 다 읽게 될 것이다.
완전완전 추천 10000%인 심리학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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