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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2020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

세리 2020. 6. 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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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뮤지컬 미드나잇 트위터 공식 계정)

 

※ 스포주의

※ 미드나잇 앤틀러스와 액터뮤지션 비교는 이전 글을 참고하세요.

 

 

 

지난번에 앤틀러스와 액터뮤지션을 비교한 글을 게시했었다. 

글을 쓰면서 아쉬웠던 것은 앤틀러스는 2020년에 개막한 극이었다면 비교 대상이었던 액터뮤지션은 2018년에 봤다는 점이었다.

사실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두개의 무대를 준비한 상황에서 앤틀러스만 보고 액터뮤지션을 안보면 비교가 정확하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액터뮤지션도 보기로 결정했다!

 

처음 2018년에 액터뮤지션을 봤을 때는 거부감이 조금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연출이 아닌 완전 새로운 연출이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미드나잇의 매력, 더 나아가 비지터의 매력을 담기 어려운 연출이어서 극을 보는 내내 당황스러웠었다.

특히나 정보없이 보러가는 나로써는 그러한 당황스러움이 좀 컸었다.

이번에는 다행히 알고 갔기 때문에 그런 거부감이나 당황스러움이 없었고 온전히 액터뮤지션이라는 연출에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었다.

 

관람을 하고 나서의 나의 소감을 적어보자면 2018년에 봤던 것보다 이번에 본 것이 훨씬 더 좋았다.

극 자체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배제하고서라도 액터뮤지션만의 매력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비지터는 고상호가 맡았는데 플레이어들을 조종하는 듯한 제스처들이 비지터라는 캐릭터가 어떠한지를 더 잘 알 수 있게 했다.

나의 판단이지만 배우도 연출진도 2018년도보다는 액터뮤지션의 연출에 대해서 더 깊히 이해한 것 같다고 느꼈다.

아주 사소한 디테일들에서 액터뮤지션만의 매력을 잘 보여주려고 연구한 티가 났고 그 덕에 극에 몰입이 더 수월했다.

 

비지터의 매력이 줄어들고 다른 배역과 플레이어들에게 그 매력을 나눠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는 여전히 액터뮤지션보다는 앤틀러스를 더 추천하지만 액터뮤지션 버전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액터뮤지션도 추천한다고 말할 수 있다.

액터뮤지션에서는 극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한 사람의 대사나 노래로 넘어가던 부분을 플레이어가 나와서 함께 연기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을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내가 관람한 회차에서 맨과 우먼을 맡은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뭔가 뮤지컬에서 볼 법한 연기가 아닌 일일드라마에서 볼 법한 연기여서 맨과 우먼의 감정변화나 표현들이 더 잘 와닿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플레이어들은 뮤지컬 연기를 하고 있고 맨과 우먼은 일일드라마 연기를 하고 있어서 조화가 잘 되지 않았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고상호는 어느쪽에 붙어도 잘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중심을 잡는 역할을 잘하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맨, 우먼과 플레이어들이 따로 노는 것 같았다.

 

이번 극까지 한 5번 넘게 극을 본 것 같은데 매번 극을 보면서 비지터의 매력에 홀라당 넘어가 다른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지커의 매력이 잘 분산되어 있어 다른 역할의 매력도 잘 보였고 맨과 우먼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전체적으로 멀리 떨어져서 보게 되는 느낌이었다.

늘 맨과 우먼의 이중성에 집중하고 그것을 이끌어내는 비지터의 매력에 빠졌었다면 이번에는 저런 이중성 자체보단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그 당시 세대의 체제들을 바라보게 한 것 같다.

살기 위해 누군가를 고발해야만 하는 그 시대에서 과연 그들의 이중성이 비난받고 비판받기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물론 그 행위가 선하다거나 옳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시대가 아니었다면 그런 모습으로 살아갔을까? 라는 의문이 남은 것이다.

 

특히나 이번에 비지터에게 맨과 우먼이 왜 우리에게만 이러냐고 다른 악한 사람이 더 많다고 소리칠 때 비지터가 과연 내가 여기에만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이 그 전에 볼때와는 다르게 굉장히 소름끼치게 다가왔다.

전체적인 극의 흐름은 맨과 우먼의 이중성과 악함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 대사에서 한번에 극의 흐름이 바뀌면서 이 질문을 관객들에게도 던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첫 관람때도 그 부분이 소름끼쳤는데 여러번 반복해서 보면서 다른 부분에서 그런 느낌들을 받다가 다시 첫 관람하던 그때처럼 그 질문에 꽂히게 된 것은 각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전까지 나에게 미드나잇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앤틀러스를 보라고 했었는데 이번 극을 기점으로 바뀌었다.

2018년보다 좀 더 다듬어지고 디테일이 추가된 연출이어서 이제 액터뮤지션만 보더라도, 앤틀러스와 액터뮤지션을 둘 다 보더라도 후회나 실망없이 볼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입문자에게는 액터뮤지션을 추천하고 한번 봤다면 앤틀러스를 추천한다.

앤틀러스를 보고 액터뮤지션을 보면 나처럼 비지터의 매력이 줄어들어 실망할 수도 있고 극의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는데 액터뮤지션 버전이 좀 더 수월할 것 같아서이다.

비지터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앤틀러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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