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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장 뮤지컬 추천] 뮤지컬 덕후가 추천하는 대극장 공연 TOP 3 '뮤지컬 팬텀'

세리 2020. 9. 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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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점을 옮겨 새로운 이야기로 [뮤지컬 팬텀]

※ 뮤지컬 취향 또는 대극장 기준 등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부터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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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책을 제외하고 웬만해서는 읽었던 책을 또 읽지 않는데 그런 내가 몇번씩 반복해서 읽은 소설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다. (오페라의 유령 외에도 두세권 정도 더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추후 서평에서 소개하겠다.)

아마 내가 중고등학생 때 처음 나왔을텐데 이 책을 보고 나서 에릭에게 푹 빠졌었다.

뮤지컬 영화로 나온다는 소식에 극장으로 달려가고 영국에 여행을 갔을 때도 오리지널 뮤지컬을 보겠다고 극장에 찾아갔었다.

그런 에릭을 주인공으로 새롭게 나온 뮤지컬인 팬텀이 초연을 한다는 소식에, 거기에 에릭 역으로 박효신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에 냉큼 예매를 했다.

 

초연을 봤을 때 정말 완벽한 뮤지컬이라고 생각했다.

뮤지컬에 막 빠져들기 시작할 때 봐서 그런거라고 보기엔 재연에서도 동일하게 느꼈으니 이것은 정말 완벽하게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뮤지컬이었다.

앞서 나열한 나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하는데다가 더불어 나의 에릭이 주인공이라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딱 하나 결말에 에릭이.... (생략)

 

# 무대연출

분명 익숙한 내용인데도 극의 초점이 바뀌고 연출이 달라지니 새롭게 느껴져서 신기했다.

이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새로움이다.

분명 같은 내용인데 다르고 분명 아는 내용인데 새롭다.

에릭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에릭이라는 역할의 감정선을 좀 더 세심하게 따르고 원작 뮤지컬에서는 그냥 넘어갔던 장면들이 새롭게 각색되면서 에릭이란 사람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극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극에서 에릭을 연출할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오페라하우스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연출로 표현한 것이었다.

처음 에릭이 등장할 때 내가 당연히 등장할 것이라고 상상했던 곳이 아닌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시작한 연출도 좋았고 특히나 크리스틴을 데리고 도망갈 때나 다른 사람들을 피해 도망 다닐 때의 연출이 너무 좋았다.

신출귀몰한 에릭을 표현할 때 특별한 무대장치를 사용하기보다는 이미 앞서 오페라하우스를 표현하기 위해 몇 차례 나왔던 무대장치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 점이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이입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했다.

각자의 역할에서 어떤 배역인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각자의 인물들에 대한 연기가 훌륭해 장면 장면마다 몰입이 수월했다.

악역이라거나 나쁜 점만을 강조하기보다는 각자의 욕심과 성격 등을 좀 더 세심하게 다뤘다.

물론 내가 이미 앞서 많은 유형의 오페라의 유령을 접했기 때문에 더 잘 이해가 된 것도 있지만 각 배역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확실해서 극을 관람하는데 재미를 더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 확실히 각인된 넘버

이미 유명한 넘버가 포함되어 있어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다.

새롭게 나온 넘버에 기존의 유명한 넘버들이 어우러져서 마치 이 극을 위해 만들어진 음악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각 배우들의 노래가 잘 어우러지는 건 물론이고 배경이 되는 음악들이 각 장면에 따라서 다채롭지만 하나 큰 줄기를 따르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을 주었다.

 

# 깊은 여운을 주는 내용

에릭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미 이 극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상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런 결말을 어떤 과정을 통해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인데 자칫 잘못하면 에릭에게 서사를 부여하기 위해 다른 배역들이 희생해야 되는 상황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에릭맘이기 때문에 다른 배역을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상황에서 크리스틴의 모습이 좀 우유부단하게 그려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당하지 못할 거면서 에릭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에서 특히 그런 부분을 느꼈지만 에릭에 대한 나의 애정을 다 떼고 보았을 때 그런 크리스틴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은 아니었다.

에릭을 향한 여러 인물들의 애정, 공포, 적대감, 안타까움 등이 묻어나면서 에릭에 대한 입체감을 주었다.

에릭이 왜 유령이 되어야 했는지 그의 불완전함이 크리스틴에게 집착을 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일어나는 파멸과 그 속의 진실들이 어우러지면서 단순히 에릭의 문제나 에릭의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배척당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서 좀 더 폭넓게 해석할 수 있었다.

 

 

# 이 극을 추천하는 사람은?

뮤지컬 팬텀은 확실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책이나 뮤지컬, 영화 등 어떤 매체로 접했든 간에 오페라의 유령이 팬이라면 이 극을 추천한다.

특히나 나처럼 에릭을 좋아한다면 이건 꼭 봐야 하는 뮤지컬이다.

화려한 볼거리와 깊이 있는 스토리를 모두 놓칠 수 없다는 사람, 뮤지컬을 이제 막 보기 시작하는데 많은 돈을 주고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이미 익숙한 멜로디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유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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